본문 바로가기

ⓟarody

[셜록존] Walking in the air


# 이번엔 조금 슬픈 닥터 왓슨의 비밀 포스팅입니다.
# 짧은 조각글입니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춥다.
눈이 많이 내리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건 아니지만, 공기 자체가 차갑게 느껴졌다.

주위 사람들에게 그렇게 얘기했더니 다들
'그런가?' '잘 모르겠는데.' '작년이랑 비슷한거 같은데.'
이런 반응이다.

오히려 몇년 전 겨울이 더 추웠다는 말을 덧붙인다.

아, 그 겨울.
나도 그 겨울이 기억난다.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할 그 해 겨울.
그 겨울은 정말 추웠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지금 내가 느끼기로는, 그 때보다 이번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진다.
베이커가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빨라졌다.
거리의 사람들도 잰걸음으로 내 곁을 스쳐지나갔다.

그 때였다. - 늘 지나던 어느 가게 앞에서 지난 어떤 순간의 공기를 만난 것은. - 
온 몸의 체온을 다 뺏겨 얼어붙은 것 같이 난 그 자리에서 멈춰버렸다.
몇해 전 그 추운 겨울날의 공기였다.
뉴스에서도 몇년만의 한파라고 떠들어댔던 기억이 났다.

이 찬공기를 그 때의 나는 왜 느끼지 못했을까.
난 무심코 옆을 돌아보았다.



 




달라진건 거리의 온도가 아니었다.

그 때와 달라진 건 내가 혼자라는 사실이었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이 몇해 전, 이렇게 추운 겨울날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 겨울은 그가 떠나간 후 처음 맞는 겨울이었다.

난 그 자리에서 한참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봄이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다.

 

 

 

 
 
 














- The End -














원작에서, 홈즈가 모리어티 교수와의 대결 후 위장죽음으로 몇년을 보냈죠.
문득, 혼자 남았을 왓슨 박사의 감정이 이입되면서 급 슬퍼졌습니다.
현대의 셜록이 죽는다면 (혹은 죽은 걸로 알려진다면) 존은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쓴 글입니다. 아아, 상상만 해도 폭풍눈물...

'ⓟarod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셜록존] Confession  (11) 2011.06.08
[셜록존] A wounded heart  (4) 2010.12.14
[셜록존] Another Game  (4) 2010.11.26
[셜록존] 왓슨 박사의 비밀 포스팅 - Dream  (2) 2010.11.25
[셜록존] 해빙(解氷) - 얼음이 녹을 때까지  (3) 201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