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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S] 왕개x호가x곽건화 After






- RPS / 왕개×호가×곽건화 단문 / 2,083자 / 3P·리버시블 언급 주의 / 이전 글 Threesome에 이어지는 번외 단문입니다 :) 

- Threesome에 쓰고 싶던 장면인데(셋이 담배 하나 나눠피는 장면) 타이밍 상 넣지 못한 내용입니다.



















  호가는 평소보다 심한 근통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시계를 보니 새벽 6시도 안 됐다. 언제 곯아떨어졌는지 생각도 안 나지만 5시간도 채 못 잤을 것이다. 목이 말랐지만 물보다 담배가 더 급했다. 호가는 침대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떨어져 있던 왕카이의 재킷에 손을 뻗었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라이터는 왜 없는 거야? 호가는 침대 반대편으로 기어갔다. 그러기 위해 잠들어 있는 곽건화와 왕카이의 넘어야 했는데, 호가에게 깔린 그들은 낮게 신음할 뿐 잠에서 깨진 않았다. 침대 밑에 떨어진 건화의 바지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찾은 호가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재떨이 대신 근처에 있는 휴지통을 집어 들고는 재를 털었다. 호가는 무심결에 휴지통을 들여다보곤 잠시 멍하니 멈춰있었다. 사용 후 버린 콘돔이 최소 5개는 되어 보였다. 협탁 위에 뒹구는 텅 빈 콘돔 포장이 지난 밤에 일어난 일을 짐작하게 했다.



 호가는 휴지통을 던지듯 내려놓고 뒤돌아 카이와 건화를 발로 차 깨웠다. 둘은 인상을 쓰며 눈도 뜨지 못한 채 꾸물꾸물 움직였다. 호가는 언성을 높이려고 했지만, 목이 잠겨 몇 번의 헛기침 후에야 목소리를 겨우 낼 수 있었다.

 "아주 좋으셨어들?"

 왕카이는 까치집이 된 머리를 긁적이며 몸을 일으켰다. 건화 역시 일어나 침대 머리에 기대고는 씩씩거리는 호가를 쳐다봤다. 

 "누가 먼저 뻗으래?"

 건화의 말에 호가는 어이없다는 듯 입을 떡 벌렸다. 뻗게 만든 게 누군데? 한편 왕카이는 비틀비틀 일어나 옷걸이에 있던 가운을 걸치고는 방을 나섰다. 아직 잠이 덜 깼는지 기둥에 한번 부딪혔지만 아무도 보진 못했다. 건화는 손을 뻗어 호가 손에 있는 담배를 뺏으며 말했다.

 "침대에서 담배 피우지 말랬지. 재 다 떨어지잖아."

 "어차피 엉망 돼서 세탁해야 하는데 뭐."

 호가가 투덜거리듯 말하자 건화는 그 모습에 씨익 웃으며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그리곤 연기를 내뱉으며 바로 호가의 입술에 키스했다. 왕카이는 2L짜리 생수병을 품에 안고 돌아왔다. 그 역시 목이 탔는지 컵 없이 꿀꺽꿀꺼 마시고는 침대로 올라와 건화에게 내밀었다. 생수병을 건네받은 건화는 키스가 방해받자 미간을 찌푸리며 카이를 째려봤다. 왕카이는 곽건화의 눈빛을 무시한 채 호가에게 다가갔다. 목이 타들어 갈 것 같은 호가의 시선은 생수병에 고정됐다. 

 "나도 물……"

 말을 마치기도 전에 왕카이의 젖은 입술이 호가에 입에 와 닿았다. 왕카이가 입으로 건네준 물 한 모금은 호가의 갈증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호가는 왕카이의 어깨를 끌어안고 그의 입안 구석구석을 핥았다. 두 사람의 키스를 이번엔 곽건화가 끊었다. 건화는 왕카이의 입술엔 남은 담배를 물리고 호가의 입에는 생수통 입구를 들이밀었다. 건화가 물통을 잡고 어린아이에게 먹이듯 들이붓자 호가는 얌전히 앉아 받아 마셨다. 

 "야 내 것도 남겨."

 하지만 건화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물통은 바닥을 비웠다. 호가는 약 올리듯 건화를 향해 웃으며 생수통을 침대 옆에 던졌다. 

 "니들은 내꺼 안 남겼잖아."

 호가가 휴지통을 흘겨보며 말했지만 건화와 카이가 이해한 것 같진 않다. 호가는 침대 가운데로 올라와 둘 사이를 파고들어 앉았다. 왕카이는 다 타들어 간 담배꽁초를 아쉬운 듯 바라봤다. 호가는 피곤한지 건화의 어깨에 기댄 채 눈을 감았고, 건화는 호가의 등 뒤로 팔을 감았다. 왕카이의 어깨 끝에 건화의 손이 와 닿았다.



 세 사람은 잠시 침묵에 잠겼고 침실에는 시곗바늘 소리만 무심히 울렸다.

 "그래서."

 잠들었나 했는데, 호가가 눈을 감은 채 말했다.

 "누가 누구한테 했는데?"

 호가의 말에 왕카이와 곽건화의 시선이 마주쳤다. 둘은 서로 눈치만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불 아래로 호가의 발가락이 카이와 건화의 발을 꼬집었다. 

 "어? 누가 누구한테 했냐고?"

 쫓고 쫓기는 발들 때문에 셋이 덮고 있는 이불이 들썩거렸다.

 "가만있자 담배가…"

 "물이…"

 왕카이와 건화는 호가를 침대에 내버려두고 일어났다. 호가는 두 사람을 향해 베개를 던져 각각 머리에 명중시켰다. 





 









+ 호가를 위해 한번 더 리바이벌 하고 싶지만, 리버스계의 평화를 위해 읽는 분들 각각 상상의 영역에 맡깁니ㄷr...☆

+ 쓰다보니 호가가 아니라 명대가 나와버린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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